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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산수, 한탄강 고석정

수려한 산수, 한탄강 고석정

자연이 빚은 아름다움이 이런 것일까. 겸재는 삼부연폭포뿐 아니라 고석정도 화폭에 옮겨놓았어야 했다. 얼음이었던 한탄강물이 녹아 흐르고, 암벽이 푸름을 찾는 봄이 오면 고석정은 한 폭의 산수화로 다시 태어난다. 올봄, 안익섭 회원은 고석정과 포천아트밸리를 꼭 다녀와야 할 곳으로 선정했다. 

안익섭 회원이 직접 일정을 계획하고, 검증 차원에서 가족과 함께 다녀온 산정호수 주변 봄 여행.



촬영팀이 안익섭 회원 가족을 만난 건 겨울 기운이 가시지 않은 2월의 토요일 오후, 포천아트밸리에서였다.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화강암 채석장에 미술관과 조각공원 등을 조성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후, 입 소문이 퍼지면서 여행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여행객을 유혹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입구인 돌문화전시관에서부터 아트밸리 정상에 있는 전시관까지 잇는 모노레일이다. 곤돌라처럼 생긴 모노레일을 타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패채석산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이 기가 막히게 멋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간 전시관에는 미술품 전시장뿐 아니라 예술창작 오픈 스튜디오가 있다. 때를 잘 맞추면 화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 촬영 당일에는 공개 누드 크로키가 진행됐다. 마침 크로키가 끝난 후라 과정을 보지는 못했다.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모노레일 탑승장까지 조각공원을 산책하게 돼 있는데, 기발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숨어 있어 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포천아트밸리에서 촬영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것은 천주호였다.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면서 생긴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1급수 호수다.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른 멋을 지닌다. 그 주변을 옮겨 다니면 볼 때마다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새어나온다. 내려갈 때는 모노레일을 타거나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오후 6시에는 일몰을 감상하며 내려갈 수 있다.



수묵담채화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강산

 

산정호수는 새벽녘에 산책해야 제맛이다. 물 안개가 호수 주변을 덮어 호수에서 산신령이 나타날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촬영팀이 방문한 날에는 날씨가 너무 흐려 물안개는커녕 호수 주변의 나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호수를 무겁게 덮고 있던 안개가 걷히면서 화창한 날씨로 바뀌었다. 호수를 무겁게 덮고 있는 물안개는 보지 못했지만 산정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모두들 산소를 충분히 충전했지만 무언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머지 산소를 마저 충전하러 간 곳은 산정호수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평강식물원. 평강식물원에는 다큐멘터리로만 보던 끈끈이주걱, 파리대왕, 연리지 나무 등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딸 수빈 양뿐 아니라 엄마 박정순, 아빠 안익섭 회원까지 자연관찰학습을 하는 학생들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식물원을 누볐다. 식물원에서 봄의 경치를 만끽한 후, 포천을 빠져나와 신철원으로 향했다. 남한과 북한이 반반씩 지은 것으로 유명한 다리, 승일교를 지나 고석정으로 갔다. 임거정(임꺽정)과 의적단이 함경도에서 상납되는 조공을 탈취해 서민에게 분배해준 곳이다. 현무암 절벽과 한탄강이 만들어내는 고석정의 절경은 수묵담채화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운치를 지녔다. 조선 당대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남아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고석정의 강인한 산세와 암벽에서 떨어지는 한탄강 물줄기의 수압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야말로 보지 않고서는 상상할 수 없다.



한잔 술에 취해 봄의 절경에 취해

 

고석정의 절경에 눈이 멀어 촬영팀은 한참 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발길을 돌린 곳은 도피안사와 노동당사다. 도피안사는 자신을 흙 속에서 꺼내달라는 부처님 꿈을 꾼 한 군인이 실제로 흙 속에서 불상을 발견, 당시에 발견한 불상을 모셔놓은 사찰이다. 국보 제63호로 지정된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바로 그 불상이다. 2002년에는 사찰에 있는 보물 제223호 삼층석탑에서 금색 개구리가 발견되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도피안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노동당사는 북한이 주민 학살을 지시하고, 감행했던 곳이다. 8·15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이 일어나기까지 공산 치하에서 반공 활동을 하던 이들이 이곳에 잡혀와 고문과 무자비한 학살을 당했다. 노동당사 뒤편에 설치된 방공호에서 사람의 유골과 실탄, 철사줄 등이 발견됐다. 노동당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검게 그을리고 허물어져 흉물스럽게 변했지만 지금도 건물의 곳곳에 포탄과 총단 자국이 남아 당시의 잔혹한 참상을 짐작하게 한다. 포천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의 종착지로 선정된 곳은 배상면주가의 갤러리와 양조장이 있는 산사원(배상면주가)이다. 이곳에서는 날짜별로 술이 익어가는 과정, 술이 포장되는 과정, 전통주 시음, 전통주 족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종류별 생술과 막걸리 등을 시음하다 보면 어느새 취기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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