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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양평, 새로운 시작과 설렘

양평의 소나기마을과 연꽃마을


부쩍 내려앉은 하늘은 쪽빛이었다.

고추잠자리는 가벼운 날갯짓으로 눈앞에서 맴을 돌았고, 이제 막 누렇게 익을 벼들은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뾰족하게 세워놓은 수숫단 안에 들어가 낭창하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이재진 회원 부부도 따라 웃고 있었다.

가을의 문턱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양평이었다.

 

그들은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열한 살 채린이의 눈은 반짝이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이제 1분 남았다!” 이재진 회원이 채린이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정확히 1분 후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물은 순식간에 너른 광장을 적셨다. 수숫단 위에도 후드득 빗줄기가 떨어졌다. 그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앉은 세 식구는 쏴아 소리 내며 떨어지는 빗물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뛰어다니고 있었고, 또 다른 아이들은 제 몸집보다 큰 우산을 쓰고 어정버정 걸어다니며 비를 맞고 있었다

몇 분 뒤 소나기는 왔을 때처럼 갑자기, 뚝 그쳤다. 하늘은 여전히 선명한 푸른 빛이었고 잠깐의 소나기 때문에 곳곳에 옅은 무지개가 나타났다. 양평 서종면 수능리의 언덕배기에 들어앉은 소나기마을에서는 하루에 세 번 소나기가 내린다. 황순원 선생의 대표작 <소나기>를 모티브 삼아 소설 속 이야기를 문학관 곳곳에 부려놓았기 때문이다. 소녀와 소년이 비를 피하던 수숫단은 잔디광장과 산책로 곳곳에 놓였다. 마을 곳곳 구릉에는 노란색 마타리꽃이 활짝 피었다.

살짝 거름 냄새 나는 마타리꽃 역시 소설 속 소년이 소녀에게 꽃 이름을 가르쳐 주는 장면에 등장한 꽃이다. 아, 소나기마을이 왜 양평에 생겼는가 하면, 소설 속에 ‘소녀네가 내일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양평 여행을 준비하면서 채린이와 엄마 이화진 회원은 함께 <소나기>를 읽었다. 소년이 소녀를 업고 건너던 물 불어난 개울, 소녀가 건넨 대추와 소년이 따던 호두를 소재로 한 공간을 재현한 길을 따라 걸으며 모녀는 소설 속 이야기를 떠올리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설렘을 안고 떠난 양평 여행

“글쎄요. 매일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 나이가 들면서 ‘처음’이란 단어는 어느새 불안함과 두려움을 먼저 떠올리게 했죠. 새로운 것과 맞닥뜨리면 해낼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얼마 전 처음으로 혼자 떠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통해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이제 ‘처음’은 새로운 시작과 설렘으로 다가오죠.” 사실 이번 양평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재진 회원 가족은 여행의 테마를 ‘처음’과 ‘첫 경험’으로 잡았다.

양평 여행은 이미 여러 번 했지만,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찾고 곧 사춘기에 접어들 딸아이에게 소중한 경험을 심어주기로 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여행지가 능내리 연꽃마을이다. 지난해 조성된 능내리 연꽃마을은 올해 유독 늦게 꽃을 피웠다.

얼마 전 마을 주민들이 강에 띄워놓은 황포 돛을 단 나무배 한 척은 가벼운 바람을 맞고 떠 있었고 마을 뒤편 산에서는 새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고즈넉한 강변 마을의 풍경을 마음에 담은 그들은 문호리의 국도변에 늘어선 카페들 중 한 곳으로 스며들었다. 요즘 문호리 카페촌에는 직접 커피콩을 볶아내는 로스터리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준 향 좋은 드립 커피를 앞에 놓고 세 식구는 한참 동안 말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얼마 만에 가져보는지 모르겠어요. 매일 일에만 매달려 살았던 것 같네요. 아내에게도, 아이에게도 많이 미안하네요.”하며 슬쩍 아내의 손을 잡는다.

 


철로 위에서 만난 낯선 풍경

다음 날 아침 리조트의 우거진 숲길 산책을 마친 가족은 또 다른 경험을 위해 용문면을 향해 길을 나섰다. 처음 도전해 보는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다. 지금은 폐선이 된 용문역과 원덕역 사이를 오가는 왕복 6.4km의 짧지 않은 대장정이 시작됐다. 이재진 회원의 힘찬 페달질에 따라 4인승 바이크는 철로 위를 미끄러져 나갔다. 눈앞을 희롱하는 잠자리 떼와 팔랑이는 호랑나비, 노란 꽃을 피운 길 옆 호박꽃이 나타날 때 마다 아이는 환호성을 질렀다. 레일바이크는 한가로운 농촌마을을 지나고 강을 만났다. 부지런한 어부의 그물질, 지붕에 널린 빨간 고추를 아이는 빠짐없이 눈에 담았다. 따뜻한 햇볕 속에 섞인 서늘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높은 산과 평평한 들을 거쳐 그들은 달리고 있었다.

 

허영만 선생의 <식객>에 등장한 된장농원 수진원의 장독대를 지나 가족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남한강변에 들어앉은 닥터박 갤러리다. 오랜만의 갤러리 나들이에 미대를 나와 색채연구원으로 일했던 이화진 회원 역시 기뻐한다. 갤러리에서는 도병규와 전웅의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아이는 전웅 작가의 원더우맘(아줌마가 된 원더우먼이라는 의미다.) 시리즈의 그림에 함빡 빠져들었다. 곳곳에 묻어 있는 작가의 위트와 재치는 이 가족을 기쁘게 했다. 시원한 강변 풍경이 펼쳐진 갤러리 카페에 앉아 늘 품에 끼고 있던 노트를 펼쳐든 꼬마 화가는 ‘작품’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그림 속에는 푸른 강과 어부와 작은 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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