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워터피아의 전경. 크게 스파동과 아쿠아동으로 나뉜다
스파동의 아쿠아 플레이 시스템. 어린이들에 특히 인기가 좋다.
그간의 피로를 풀어줄 ‘100% 천연보양온천수’
겨울 설악을 오르기 위해 속초를 찾았다가 숙소였던 설악 쏘라노로 향하던 중, 설악 워터피아가 눈에 스쳐간다. 아, 한산한 기운이 느껴지네~. 겨울철이라 그런가 싶다가도, 빡빡한 도심에서 넘어온 여행자에겐 한갓진 그마저도 생소하게만 보인다. 체크인 후 로비에 있던 설악 워터피아의 홍보물을 들여다보니, ‘100% 천연 보양온천수’라는 문구가 그간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줄 것만 같다. 온천욕만 따로 즐길 수도 있다니 이를 지체 없이 냉큼 찾아가야 했다. 어둠이 곧 내려앉을 시간이긴 했지만 저녁 8시 30분까진(퇴장은 9시까지) 4시간여 족히 남아있다. 게다가 설악 쏘라노 투숙객은 35%씩이나 할인된다고 하니, 16시부터 적용되는 오후권이 되레 경제적일 것 같은 기분. 실내 사우나에서 온천욕만 즐기고자 했던 애초 계획과 달리, 울산바위를 배경 삼아 야외 스파인 스파밸리까지 이용해보기로 급선회 한 것이다.
설악 워터피아의 메인 액티비티인 실내 파도풀, 샤크블루.
메일스트롬은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더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탑승인원은 6명이 이상적, 신장 120cm이하 어린이와 노약자는 탑승이 제한된다
실내 파도풀과 17미터 높이에서 즐기는 액티비티
5,000~6,000명 동시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악 워터피아에 들어서니 그 숫자만큼의 로커(신발장과 개인 옷장)가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다. 신발 로커만 보고도 ‘이 안은 얼마나 넓고 멋질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영복으로 겸할 수 있는 반바지를 가져온 선견지명에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신속히 환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스파동! 한산했던 입구와 달리 적잖은 이용객들이 죄다 이곳에 모여 있었던 게 분명했다. 실내 파도풀인 샤크블루에 몸을 맡기며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르는 게 아닌가. 그 소리와 움직임에 동요돼 재빨리 구명조끼를 빌려 실내 파도풀로 입수~ 24~26°c 따뜻한 수온이 온몸을 감싸는 게 여간 편안한 게 아니다. 그리고 인공 조파 시스템으로 다소 거칠게 일렁이는 파고(약 80cm)는 진짜 바다의 그 파도와 결이 다르지 않다. 뒤이어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는 깔때기 모양의 대형 원통, 메일스트롬을 타본다. 단 한 번으로는 끝낼 수 없는 강력한 스릴이 느껴진다. 17m 높이의 슬라이드에서 추락하듯, 급 하강하는 튜브가 깔때기 원통을 지그재그 회전할 때면 동심을 찾기 충분할 만큼 심장이 쫄깃해진다. 이 나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리 즐길 줄이야~ 설악을 찾기 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연이어 펼쳐지는 셈이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는 유수풀은 야외 온천으로 이동하는 이색 통로. 그러면서 바로 만나는 25m 레인 길이의 정규풀은 이 추운 계절에도 따뜻하게 야외 수영을 즐기게 한다. 물론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어드벤처 아일랜드나 익스트림 밸리의 야외 놀이시설 대부분을 이용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단 하나,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야외 대형 유수풀 토렌트리버만은 예외다. 튜브에 몸을 맡기곤 급류와 파도를 235m 구간에 걸쳐 차례로 만나는 토렌트리버에서 가장 긴장해야 할 구간은 계곡물처럼 순식간에 쏟아지는 급류 지점이다. 소용돌이가 제법 강해, 어린아이와 나이 많은 노약자에 한해선 이용이 제한될 정도로 꽤 난이도가 높다. 토렌트리버의 마지막 구간까지 지날 무렵엔, 저 멀리 설악의 그림 같은 풍광은 이곳에서만 누리는 덤이다.
예측할 수 없는 휴식과 즐거움이 펼쳐지는 곳
스파밸리의 에어스파(Air Spa)에 앉아있다 보니 이 자체가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어쩌다 보니 작정하고 워터파크를 즐기러 온 모양새가 됐다. 그저 수영복으로 대신할 반바지 하나 가져왔을 뿐인데, 실내 파도풀로 시작해 17미터 높이의 슬라이드, 그러곤 급류까지 헤쳐 나왔으니 말이다. 인생이 그리고 여행이, 예단하고 속단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라고 할지언정~ 설악에서의 시간이 이렇게 채워진다는 것은 ‘스펙터클 어드벤처’, 반전 그 자체이다. 에라이 모르겠다~ 엎어진 김에 푹 쉬어 간다 하질 않나. 피로에 지친 혈관을 회복시켜주고 정신까지 맑게 해주는 에어스파에 이어 낙하하는 수압에 의해 류마티스와 관절염, 신경통, 요통에 좋다는 레인스파(Rain Spa)로 몸을 옮겨본다. 동굴사우나(Cave Sauna)의 저온 2분 그리고 샤워. 다시 고온 2분 순서로 사우나를 이용하면 온열작용과 물리적 효과로 레인스파에선 더한 효과를 본단다.
거친 암벽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가든스파.
보기만 해도 몸속 중금속과 노폐물이 제거될 거 같은 시즌스파.
전망사우나 통유리 너머도 썩 흡족한 풍경이다.
밤이면 더욱 빛을 내는 커플스파, 그러곤 물아일체~
계절마다 찾고 싶어지는 연이은 힐링 릴레이
지친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 탄력적인 피부로 재생의 기회를 잡아준다는 가든스파(Garden Spa), 초록빛 온천수가 인상적인 시즌스파(Season Spa)까지 즐기니 어느새 몸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노곤노곤’ 해지는 기운이다. 이럴 땐 온천수에서 잠시 벗어나 시즌 스파 바로 위에 자리 잡은 전망사우나에서 쉬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 설악 쏘라노의 자태와 설악 워터피아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바라보며 다른 계절마저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뒤이어 사랑에 푹 빠진 이들의 커플스파(Couple Spa), 신진대사를 원활히 돕는 웰빙스파(Wellbeing Spa), 향균 기능이 탁월한 맥반석스파(Elvan Spa)까지 차례로 경험하면 건강한 힐링을 정석대로 빠짐없이 체험하는 셈이다. 더욱이 밤이 되면 도심에선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이 이 힐링의 대미를 장식해준다.
폭포수가 쏟아지기 직전, 긴장감 돋는 벨이 울린다.
온 가족 즐기기에 좋고, 겨울이라 더 좋다
천연 보양온천수로 몸 구석구석, 건강해지는 것 같은 뿌듯한 기분. 이젠 마지막 코스인 실내사우나로 향하기 직전, 아쿠아 플레이 시스템에서 시원한 폭포수 한 번 맞아보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대신해봤다. 메일스트롬을 함께 이용했던 한 가족의 말이 오래토록 되뇌게 된다.
“설악 워터피아를 안 온 사람은 있겠지만, 한 번 온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다른 워터파크보단 설악 워터피아가 우선이니까요. 특히 우리처럼 연세 지긋한 어른과 어린 자녀가 있는 3대 가족에게는 안성맞춤이죠. 다양한 연령대가 여유롭게 각기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이곳만큼 풍성한 곳이 없다니까요. 그래서 저희 가족은 매 계절마다 찾아오는 것 같아요. 사계절 설악의 아름다움이 저마다의 색깔이 있듯이, 설악 워터피아도 그러한 것 같아요. 올겨울에는 눈이 안 내려 눈 덮인 설악 배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혹여 눈이 많이 내리는 날,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신선 노름이 따로 없을 겁니다.”
도심에서 가까운 워터파크로 향하는 목적은 딱 하나일 게다. 해서 분주한 분위기가 먼저일 수밖에 없는 일인지도. 하나, 설악 워터피아는 이곳만 찾기 위해 속초를 찾고, 설악을 찾는 게 아니다. 아름다운 강원의 바다에 들렀다가, 수려한 사계의 설악을 올랐다가 들르는 경우가 더 잦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의 이용객들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설악 워터피아를 이용할 수 있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설악 워터피아 Healing Tip
샤크블루, 실내 파도풀에는 행복한 비명이 끊이질 않는다.
이용객이 들어서면 따뜻하게 환대하고 안내해주는 워터피아 직원들.
03. 워터피아 어트랙션 맵을 충분히 이용해보자. 스파동과 야외스파인 스파밸리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쿠아동의 바데풀을 뒤늦게 확인하곤 어찌나 후회스럽던지. 바데풀은 이곳의 자랑인 온천수로 다양한 수(水)치료를 경험하게 된다.
다음 시리즈로는 <여행칼럼니스트가 전하는 리조트라이프>가 소개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