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일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
수많은 일출은 내가 여행작가가 된 후부터 항상 함께였다. 컴컴한 탐방길에 올라 성산일출봉 해돋이를 촬영하고, 각국의 여행자들이 모인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다. 미얀마 바간에서 양곤까지 이동하는 야간 버스 안에서는 황무지 너머 넘실대는 태양을 보며 감격에 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게 ‘인생 일출지’를 물어온다면 주저 없이 어릴 적 올랐던 동네 뒷산을 꼽는다. 고작 야산에 불과하지만 희미한 기억 속에 떠오르는 그때의 해돋이는 세상 그 어떤 일출보다 아름다웠다.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더욱 소중한 추억으로 쌓여 있다. 이번 새해에는 오랜 추억을 되새기며 여행작가가 아닌 어린 시절의 나로서 해를 맞아야겠다.
여행작가 정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