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낭만이 되살아나는 9월의 여행
휴머니스트의 계절, 지금 만나러 간다
여행의 목적은 찾는 것이다. 일상에 쫓겨 잃어버렸던 삶의 여유, 세월에 쫓겨 잊고 살았던 옛 시절의 추억을 말이다. 가을여행은 보잘것없이 여겨졌던 낡은 추억을 알록달록한 감성과 낭만으로 물들여 주기 때문에 휴머니스트의 계절 이라고 한다. 그렇게 가을 속으로 떠난다. 내 청춘이 담긴 추억과의 아름다운 조우를 꿈꾸며.
'천고마비'라기엔 하늘보단 낮 기온이 좀 더 높다. 그러나 아침저녁 불어오는 선뜻한 바 람에 마음은 벌써 싱숭생숭하다. 계절과 사 랑은 기다리지 말라고 했지만 진정한 휴머 니스트는 이들을 리드하는 법. 가을 하면 낭 만, 낭만 하면 떠오르는 청춘의 도시 춘천, 춘천으로 망각 속에 묻혀있던 추억과 감성 을 만나러 떠나보자. 춘천에 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 만 가을에는 역시 기차가 제격이다. 이름도 꽤나 낭만적인 'ITX 청춘열차'다. 예전처럼 통기타에 맞춰 목청껏 노래를 부를 수는 없 지만 창밖으로 정처 없이 흘러가는 늦여름 의 나른한 풍경을 보며 덧없는 인생과 첫사 랑의 추억쯤을 떠올리기에 손색이 없다. 용 산역 기준으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거리로 요기 삼아 삶은 계란과 사이다, 맥주 한 캔 정도를 마시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작정하고 준비한 '추억과 감성의 낭만 여행'이니, 첫 코스는 고민할 것도 없이 '춘 천낭만시장'이다. 춘천역에서 내려서 평화 생태공원을 지나 산책하듯 걸으면 20분 이 내에 도착할 수 있다. 좀 더 편한 코스를 원 하면 남춘천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춘천낭만시장은 조선시대 춘천 읍내 장의 오랜 역사를 계승한 전통시장으로 시 설을 현대화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바꾸 고 '낭만'을 상징하는 관광지로 자리했다. 재래시장이 주는 매력 중 하나는 미로같이 꾸불대며 이어진 골목. 구경거리 넘치는 그 길을 걷다보면 10년 정도의 세월을 훌쩍 거 슬러온 듯 묘한 감상과 향수에 빠져든다. 한 껏 치장한 듯한 개성 넘치는 간판들은 소소 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춘천낭만시장의 후문을 나오면 아스라이 풍겨오는 낯익은 향기와 마주하게 된다. 춘 천여행 궁극의 목표인 '닭갈비 골목'이 기다 리고 있다. 부근 대학생들과 휴가 나온 군인 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던 닭갈비는 가 벼운 주머니의 상징이자 젊음의 상징이었 다. '서민갈비', '대학생갈비', '군인갈비'와 같은 별명은 그 시절의 아련한 향수다. 물론 지갑이 두둑해졌다고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 그 매콤달콤한 훈연의 향기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닭갈비와 막국수로 춘천의 풍미를 만 끽했다면 이곳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차 례다. 춘천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옛길, 샛길과 마주하게 되는 '봄내길'은 자연 속에 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김유정역에 서 시작하는 실레이야기길에서부터 물깨 말구구리길, 석파령너미길, 의암호나들길, 소양호나루터길 등 모두 9개 코스로 이루 어진 봄내길은 길게는 5시간에서 짧게는 1 시간 만에 완주할 수 있는 다채로운 숲과 호 수의 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름은 봄내길 이지만 가을 내음을 맡기에도 이만한 명소 가 없다. 피부 결을 살포시 감싸는 갈바람, 품 넓은 의암호와 소양호의 잔잔한 물결을 따라 전해지는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가을 의 봄내길은 어느 누구라도 금세 휴머니스 트로 만들어준다. 가을은 그렇게 우리 가슴을 추억과 감 성으로 아리게 물들이며 설렘으로 찾아온 다. 그 가을을 남보다 길게 간직하고 싶다면 언젠가 내 청춘과 낭만을 실었던 기차에 다 시 한 번 오르자. 그렇게 우리는 춘천으로 이른 가을을 만나러 간다.
-
가을 연인을 위한 러브코스 '제이드가든'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주 제로 조성된 제이드가든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마다 제철 꽃들 이 수목원 전체를 뒤덮으며 황홀한 자태를 선사한다. 특히 가을이면 찬 란한 색채의 향연이 펼쳐지는 단풍 나무길이 데이트 코스로 각광 받는 다. 노르웨이단풍 '서머쉐이드', 페 룰라투스 등대꽃나무 등 자연이 만 들어 내는 수만 가지의 레드 컬러의 향연이 펼쳐진다. 은행나무 미로원 의 아름다움도 절정에 달한다.
A. 강원 춘천시 남산면 햇골길 80
T. 033-260-8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