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넣는 봄의 선한 기운
봄처럼 음악처럼
그날은 유독 바쁜 하루였다. 아침 녹화를 마친 뒤에 MBC로 출발해야 했는데, 남은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탔다. 2017년 봄 어느 날이었고, 택시 안에서는 박효신의 '숨'이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사한 봄 날씨 속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이 곡을 들었다. 무언가 벅찬 감정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이렇듯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이따금씩이나마 찾아오는 건 단언컨대 축복이다.
진정한 음악은 그것을 접하기 전과 후의 나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숨'을 들은 어느 찬란한 봄날, 나는 그날만큼은 타인에게 좀 더 사려 깊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음악이
세상을 바꾼다 말하지만, 솔직히 바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지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비록 조금일지언정
바꿔줄 뿐이다. 여기서 이 '조금'은 아주 중요하다. '조금'이 '여럿' 모였을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까닭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오늘은 우리 모두 따뜻한 봄 햇살 아래서 음악을 들어보자.
음악평론가 배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