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율(작가)
초록빛 차 한 잔
평화로운 마음의 봄
봄 느낌 가득한 곳으로는 차밭만 한 곳이 없다. 지천으로 피 는 꽃도 봄의 전령사로 손색없지만 거대한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차밭은 신비로움과 황홀감을 안겨준다. 차밭의 초 록은 그냥 초록이 아니다. 봄기운을 얻어 생기가 흐르는 초 록이다. 차밭에 들어서면 눈이 맑아지고 코끝으로 느껴지는 녹차향에 온몸이 싱그러워진다. 차향은 여느 꽃에서 나는 향 보다 은은하고 깊다. 차나무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땅속으로 깊게 뿌리 를 내리는 성질이 있어 병치레가 적고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사계절을 잘 견뎌낸다. 산불이 나서 다른 나무들이 다 타 죽 어도 차나무만큼은 살아남는다. 생명력이 강하고 환경에 휘 둘리지 않는 차.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정신을 동경하 며 차를 마신다. 어느새 다인들의 계절, 봄이 왔다. 봄이 되면 차나무들은 기다렸다는 듯 꾹꾹 눌러왔던 생명의 기운과 인 내의 에너지를 여린 잎에 가득 담아 터뜨린다. '우전차'라고 부르는 햇차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 녹차 중에서도 왕의 녹 차라고 평가받는다. 겨울을 이겨낸 찻잎의 고운 빛깔과 깊은 향은 일상에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깊이 스미며 산뜻함 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봄, 차 한 잔을 마셔볼 일이다. 차 한 잔을 즐 기는 시간은 오롯이 한곳에 집중하는 시간이자 마음의 평화 를 얻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바쁠 때, 생각이 어수선할 때, 봄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봄비가 촉촉이 내릴 때 차분한 마음 으로 차 한 잔을 음미해보자. 잠들어 있던 만물이 깨어나는 것처럼 우리 마음에도 평화로운 봄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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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야생차문화축제
첫물 차가 무르익는 푸른 차밭에서 맛 좋은 차 한 잔은 물론,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향기로운 자리인, 하동 야생차문화축제를 찾아 녹차 마을과 다원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명차에 담긴 맛과 문화를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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