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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7번 국도, 그 길에서 만난 국수 한 그릇 만난

먼 길을 달려 바다와 마주하고 국수 한 그릇

국도여행  

우리말은 참 재미있다. '시원하다'는 단어에는 '음식이 차고 산뜻하거나, 뜨거우면서 속을 후련하게 하는 점이 있다'는 뜻도 있다. 7번 국도를 타고 동해를 따라 내려가 며 만나는 차갑거나 뜨거운 국수 한 그릇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매력을 가졌다. 동해의 해산물에 그곳 사람들의 입맛과 손맛을 더해 만들어진 고유한 맛은 그곳에서라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먼 길을 달려 바다와 마주하고 국수 한 그릇 비 워내는 이유다.

글 유현영(여행작가)│사진 신규철(여행사진가)

 

 

 

 

7번 국도, 그 길에서 만난 국수 한 그릇 만난

 

 

도로여행  

 

뽀얀 속살에 가득한 감칠맛, 울진 붉은대게국수

울진과 영덕은 대표적인 대게 산지다. 그런 까닭에 길을 따라 대게 음식점들이 줄을 잇는다. 대게를 맛볼 수 있는 시기가 11월에서 5월 정도로 제한적이라면 붉은대게는 한여름의 금어기 두어 달을 제외하곤 비교적 쉽게 맛볼 수 있다. 매콤하게 입맛 돋우는 붉은대게국수를 바다 향 가득한 후포항에서 맛본다. 박미옥회대게식당은 붉은대게의 속살을 발라내어 국수 고명으로 얹어준다. 게다가 쫄깃하고 매끄러운 국수와 아삭한 채소, 상큼한 소스까지 한 그릇에 담는다. 이처럼 친절한 국수가 있을까?

주문하면 국수 삶을 물부터 올린다. 국수는 종류를 막론하고 알맞게 삶은 후 물기를 잘 빼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 집은 중면을 쓴다. 잘 삶은 국수 위에 오이와 배, 양파와 당근을 둘러 담고 으깬 땅콩과 참기름, 김가루를 뿌린다. 마지막으로 발라놓은 붉은대게의 속살을 듬뿍 얹어준다. 사과와 포도효소를 비롯한 과일로 감칠맛을 낸 매콤한 소스를 함께 내어주는데 각자 입맛에 맞춰 소스를 넣고 비비면 대게국수가 완성된다. 부드러운 대게 살과 면발이 '호로록' 넘어간다. 살짝 매운가 싶으면 깔끔한 단맛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찬 국수와 함께 먹으라고 따끈한 매운탕도 한 냄비 준다. 생선 서덜과 호박 등의 채소가 들어간 국물이 나쁘지 않다. 맛깔스런 국수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낸다. 비벼놓으면 빨갛게 자극적인 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뒷맛이 깔끔하고 속도 편안하다.

배가 부르니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슬슬 걸음을 옮겨 후포항의 갓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망망하게 펼쳐진 짙푸른 바다 위로 가을볕이 은근하게 내려앉는다. 신경림 시인은 그의 시 '동해바다-후포에서'를 통해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라고 말했다.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와 마주하면 누구라도 시인의 마음이 된다. 바다 앞에 서서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너른 품을 가질 수 있기를 자꾸만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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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P. 박미옥회대게식당
 ·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로 196-4┃054-788-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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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국수 한 가닥, 영덕 물가자미회국수

울진과 영덕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의 메뉴에는 물회, 회밥, 회국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기본은 물회다. 고추장을 기본 양념으로 무쳐낸 회에 찬물을 타서 먹는 동해안의 대표 음식이다. 간단하고 배부르게 먹기 위한 음식으로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철마다 잡히는 생선과 곁들이는 재료, 첨가하는 소스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영덕은 물가자미가 많이 잡힌다. 강구시장으로 들어서면 더 많이 들리는 말은 미주구리다. 물가자미를 부르는 이 지역의 방언이다. 물가자미는 주로 뼈째 썰어 물회로 먹는다. 거기에 밥을 말거나 국수를 넣어 먹는 것이 회밥과 회국수다. 뼈째 썬 회를 소복하게 담고 그 옆으로 채썬 오이와 무, 당근과 양배추, 쪽파와 풋고추, 그리고 물미역과 해초 등을 곁들인다. 물회로 먹을 때는 고추장 양념인 반면 밥이나 국수가 들어갈 때는 초고추장 양념을 넣어 비빈다. 소면과 양념소스를 자작하게 넣고 비비면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한 젓가락 남은 물가자미회를 잘근잘근 씹어 넘기며 남은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본다. 살짝 맵지만 속이 개운하다. 속풀이로 제격이겠다. 하기야 옆자리의 아저씨는 순식간에 회밥 한 그릇을 비우고 해장술도 한잔 곁들이는 중이다.

강구시장길 양옆으로 미주구리 횟집들이 여럿 몰려 있다.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들이 너른 채반에 가득하다. 좌판을 기웃대다 바짝 마른 가자미포 한 조각 받아들고 꼭꼭 씹는다. 바닷바람은 서늘하게 불어오고 짭조름한 비린내가 싫지 않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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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P. 탐라식당
 ·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 1길 12┃054-733-8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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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여행 

 

어머니의 손맛이려니, 포항 모리국수

동해안 사람들이 아무렴 차가운 회국수만 즐겼을까? 포항의 모리국수는 따끈한 생선국수다. 모리국수의 뜻을 찾아보면 '갖은 해물과 칼국수를 넣고 고춧가루에 얼큰하게 끓여내는 포항시 구룡포읍의 해물칼국수'라고 되어 있다. 갖은 해물이 들어간 해물칼국수야 어디서든 만들 수 있겠지만 구룡포읍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싸고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아귀나 미역치, 대구와 같은 생선을 바글바글 끓여내는 중에 갖은 해물과 콩나물, 대파를 비롯한 채소가 들어간다. 건면이든 생면이든 넓적한 칼국수 면이 들어가는데 면이 익으면서 국물이 걸쭉해진다.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내기 위해 마늘이며 고춧가루, 매운 고추 등의 양념이 들어간다. 제철에 많이 나는 생선과 그때그때 구할 수 있는 채소에 따라 재료는 가감된다.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다르고 집집마다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점이라면 보기보다 훨씬 더 맛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찾으라면 별다른 주문 없이 들어가 앉는 사람 수대로 국수가 나온다는 것일까?

모리국수라는 이름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바다 일로 지친 어부들의 속을 채워주던 음식이라는 이야기가 일반적이다. 일본어로 森(빽빽할 삼)이 '모리'인데 들어가는 재료가 푸짐해서 모리라고 했다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 "경상도 사람들은 깔데기라고 하면 다 안데이~." 초원식당 주인은 모리국수를 예전에는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깔데기, 깔띠기, 깔띄기라는 말은 칼국수의 방언이다. 집집마다 밀가루 반죽을 밀어서 면을 만들어 먹던 칼국수가 모리국수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듯 국수 맛도 다른 모리국수의 처음은 어머니의 손맛이었다. 추억도 다르고 이름도 모를망정 그 음식에 대한 기억을 구룡포 인근 지역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


 

도로여행 


나오는 길에 시장통의 제일국수 공장으로 들어선다. 아침마다 국수를 만들고 대나무에 빨래 널 듯 널어 말린다. 햇볕이 중요하다. 며칠 동안 내린 가을비로 국수의 물량이 넉넉지 않다고 했다. 그날은 한 사람당 두 묶음 이상 살 수 없었다. 먼 길 찾아오는 사람의 헛걸음을 배려한 처사였다. 그 가운데 국수를 한 줌씩 쥐었다가 저울에 올려 포장하는 이순화 할머니가 계신다. 시장 골목에 국수 공장만 일곱 곳이 있었다고 한다. 제일 늦게 시작한 공장이 유일하게 남아서 운영되기를 45년이다. 한국전쟁 후 밀가루가 수입되면서 국수 공장들이 생겨났다. 혼식과 분식을 장려하던 국가 정책에 맞춰 국수는 대중화되었고 쌀보다 저렴하게 한 끼를 책임져줄 식재료였다. 하지만 국수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잔칫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기도 했다. 지금의 국수는 라면과 더불어 간편하게 먹기 좋은 음식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어떤 고명을 올리고 어떤 양념과육수를 쓰느냐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적응력 좋은 재료이기도 하다.

7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크고 작은 항구에서 국수를 맛보았다. 해산물이 들어간 한 그릇의 국수로 바다를 넘본다. 여행 중 그 지역의 음식을 먹는 것은 그곳의 기억을 몸에 새기는 일이다. 국수 한 그릇에 그 바다의 빛깔을 떠올리고 그날의 공기와 밥을 함께 나눈 사람들을 추억하는 일은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다. 깊어가는 가을의 어느 날 입안에 문득 단침이 고이면 7번 국도와 당신이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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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P. 초원식당
 ·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00┃054-276-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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