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

글 편집실│사진 임학현

[아이들과 교감 여행 코스]

● 양평곤충박물관 → 들꽃수목원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다섯 살인 현우와 세 살인 현서를 데리고 여행을 가고 싶었던 박빛나, 최지현 부부는 어디로 갈까 고민이 앞섰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여행을 가고 싶긴 한데, 방법을 잘 모르는 탓에 망설이던 중이었다. 때마침 교감 여행 제안을 듣고 흔쾌히 여행을 나선 것이다. 사실 아이들과 여행을 떠날 때는 서로 교감하면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기에 적합한 곳이 양평곤충박물관이다.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나비,잠자리 등 각종 곤충 표본이 전시된 국내외 곤충 전시실에서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질문 세례에 당황스럽기는 하나,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걸로 충분하다.

양평곤충박물관은 우리나라 곤충학 분야 최고 권위자인 신유항 선생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못했다. 신유항 선생이 정년 퇴임 후 10여년 동안 양평에 거주하면서 채집한 곤충과 소장 곤충 표본 1500여 점을 무상 기증한 덕분에 그것을 바탕으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이곳은 양평곤충 전시실부터 살아 있는 곤충 체험실 등 상설 전시 공간과 영상 교육실, 야외 생태 학습장 등이 마련돼 있다. 그중에도 인기 높은 것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곤충이 그려져 있는 배지 만들기와 애벌레 만지기 등은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 최고다. 이곳저곳 둘러보면 2시간 정도는 걸린다. 이곳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했다면 이제 들꽃수목원으로
이동해보자. 양평곤충박물관에서 4~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이동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들꽃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강변 수목원으로 야생화 단지, 허브 정원, 자연생태박물관 등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장은 드물다. 대부분 식물을 교과서나 도감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곳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전지 자전거를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수목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곤충과 식물과 교감을 나눴다면 이제 문학의 향기를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조금멀리 있긴 하지만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아이들이 책에 대한 거부감을 떨치고 가까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부터 전자책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 이 점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기존 문학관과 다른 부분이다. 보통 작가의 문학촌은 작가 관련 전시가 전부인데 반해 황순원문학촌은 하나의 테마 파크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대표 소설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전 영상과 유품 및 대표작도 만나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특히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전자책과 다양한 도서를 읽을 수 있고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4D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다. <소나기>의 한 장면을 체험할 수 있는 곳에는 소년과 소녀가 마주쳤던 시냇물과 징검다리도 있고 도라지꽃과 마타리꽃 등이 피어 있다.

이 세 곳을 둘러보고 나면 엄마들은 지칠 지도 모른다. 그냥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서로 교감했으니 그 정도의 수고는 충분히 감수할 것이다. 엄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