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범바위는 속초8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멀리서 보면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범바위라 부르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고려말 문인 `안축`의 시에서는 영랑호와 범바위를 이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랑호는 고을 남쪽 55리에 있다. 주위가 30여 리인데 물가가 굽이쳐 돌아오고 암석이 기괴하다. 호수 동쪽 작은 봉우리가 절반쯤 호수 가운데로 들어갔는데, 옛 정자터가 있으니 이것이 영랑 신선무리가 놀며 구경하던 곳이다.」 범바위 옆에는 영랑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이곳은 화랑들이 유희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의 화랑이었던 영랑, 술랑, 안상, 남랑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치고 각기 헤어져 서라벌로 돌아가던 중 호수를 발견하게 됩니다. 잔잔한 호수에 붉은 노을, 웅대한 울산바위와 범바위와 호수에 잠긴 듯 비치는 것에 매료된 영랑은 서라벌로 돌아가는 것도 잊고 이곳에 머물며 풍류를 즐겼다 하여 그의 이름을 따 영랑호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범바위에 세워진 영랑정은 이러한 영랑호의 역사와 전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사라졌던 것을 복원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