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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혹은 변화 당신이 선택한 제주는 OLD&NEW

옛것과 새것, 그 무수한 경계를 넘나들다 섬, 그곳에서 만난 오래됨의 미학, 새로움의 희망

   

 봄여행지  

어느 해부터인가, 제주는 로망의 도시가 되었다. 육지 사람들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난 안식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주로 향하는 이민자들까지 생겨날 정도. 하지만 여전히 육지 사람들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주 본연의 이야기를 담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전통과 변화의 어울리지 않는 두 평행선이 마주한 곳이 제주다. 이 봄, 우리가 만나러 가는 제주의 두 얼굴.

글 임운석(여행작가), 김태연(매거진 산도롱 기자) 일러스트 박가빈

 

 

 

 

전통 혹은 변화
당신이 선택한 제주는
OLD&NEW

옛것과 새것, 그 무수한 경계를 넘나들다 섬, 그곳에서 만난 오래됨의 미학, 새로움의 희망 

 봄여행지  

OLD
조용히, 하지만 꿋꿋하게 지켜내는 전통 성읍민속마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신혼여행지로 으뜸이었다. 당시 에 택시 기사들이 추천하는 제주도 필수 여행 코스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곳이 용두암, 천지 연폭포, 그리고 성읍민속마을이었다.

북쪽의 영주산을 비롯해 높낮이가 서로 다 른 오름들이 에둘러 솟아 있고, 한라산에서 발 원한 천미천이 동남쪽을 감싸안듯 흐르는 옛 마을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민속촌이 아닌 대대 로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와 전통, 생활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성읍마을은 조선시대에는 제주의 3개 현 가운데 동쪽에 위치했던 정의현에 속했다. 마 을 외곽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과 남 쪽에는 단아한 누각을 올린 성문이 나 있다. 마 을 안에는 정의현 객사와 향교, 현감이 정사를 보던 일관헌이 남아 있고, 중요민속자료로 지 정된 제주 전통 주택인 고평오, 고상은, 이영숙, 조일훈 가옥을 볼 수 있다.

마을을 둘러싼 성곽은 현무암의 검은 빛깔 을 제외하면 육지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성문을 지키고 있는 돌하르방은 이곳 이 제주의 읍성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돌 하르방은 제주 3개 현의 각 성문 입구에 세워 져 있었지만 그중 정의현 읍성의 돌하르방만 이 제자리에 세워져 있다. 다른 돌하르방은 여 기저기 옮겨져 현재 세워진 곳은 원래의 위치 가 아니다.

마을 안에서는 제주 향토 민요가 고샅길을 따라 구성지게 흐르고, 오메기술이 익는 향긋한 냄새와 빙떡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봄 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메밀꽃이 화사하게 피 어나고, 마당에는 광목천을 감으로 물들인 갈옷 천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제주의 상징과도 같은 바람길을 낸 돌담과 나지막한 초가는 성읍민속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성읍민속마을은 사람들이 실제 거주하는 마을이기 때문에 모든 집을 둘러볼 수는 없다. 따라서 마을을 좀 더 재밌게 여행하려면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이 좋다. 성읍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는 조껍데 기술인 오메기술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오 메기술은 오메기떡을 만들어 빚는다. 쌀이 귀 한 제주에서는 차좁쌀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 어 오메기떡을 만들고, 이를 끓는 물에 데쳐내 손이나 주걱으로 으깬다.

"오메기떡은 차조로 만들기 때문에 찰기가 강해서 으깨기가 힘들어요."

장경순 오메기술 장인은 이 과정이 일반 좁 쌀막걸리 만드는 과정과 다른 점이라고 말한 다. 으깬 반죽에 누룩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떡 삶은 물을 넣고 일주일 정도 발효시키면 위 에는 청주가, 밑에는 탁주가 만들어진다. 이 탁 주를 오메기술이라고 한다.

청주는 특별한 날을 위해 양보한다. 탁주는 체에 걸러 마시는데 첫맛은 시큼털털하다가 나 중에는 차좁쌀 특유의 진한 향기가 입안에 가 득 퍼진다. 오메기술은 농사와 뱃일로 지친 제 주 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게 만들 었을 매력적인 맛의 술이다.

이밖에도 성읍민속마을에는 오랜 세월 제 주 사람들의 삶에 녹아든 전통이 오롯이 남아 있다. 그 전통이 오늘의 현대적인 제주와 함께 계승되고 성장할 때, 제주도는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도 대한민국 1순위 여행지가 될 것이다.

 

여행작가가 추천하는 포인트 셋!
제주도의 전통을 이어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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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박물관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로 지정된 해녀. 점차 사라져가는 제주 해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 위치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 문의 064.782.9898

대청감물영농조합법인 갈빛누리
제주도 전통 의복인 갈옷을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원단을 제작하고 있다.
· 위치 서귀포시 대정읍 도원남로 110-37
· 문의 064.792.5181

제주민속관광타운
제주도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민속 공연과 함께 전통 음식인 빙떡도 맛볼 수 있다. 야간 개장 덕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
· 위치 제주시 일도2동 837-20
· 문의 064.755.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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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여행지  

NEW
천천히, 하지만 조금씩 부는 변화의 바람 제주 위미리마을

제주도가 신문화 전성시대를 맞았다. 제주의 정취는 그대로 간직한 채 새로운 문화 트렌드 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며 풍요로워지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박하고 조 용한 삶을 찾아 제주로 내려오고 자신들이 진 정 원했던 일을 하며 산다. 그들이 정착한 곳 중 한 곳이 제주도 남쪽 따뜻하고 조용한 마을, 위미리다.

위미리는 일조량이 많아 제주도에서도 귤 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봄에는 하얀 귤꽃이 풍성하고 겨울에는 동백꽃과 주렁주렁 매달린 귤로 화사 해진다. 이 한적한 마을에 서울 생활을 접고 정 착하여 남다른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 이 있다. 시스베이글과 라바북스, 와랑와랑이다.

'시스베이글'은 매일 구운 베이글과 함께 생활 소품을 파는 곳이다. 감성여행 사진집 〈오 산보〉의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언니와 빵을 굽 는 동생이 함께하여 Sis Bagel(sister+bagel)로 이름을 지었다. 그들은 5년 전쯤 올레길을 걷다 가 제주도에 매료되어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 로 내려왔다. 그 후 2년이 지났을 즈음 버스 여 행을 하다 우연히 위미리를 지나게 되었고, 마 침 벚꽃이 흩날리던 위미리의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해 이곳에 카페를 열었다.

시스베이글의 베이글은 유기농 밀, 천일염, 비정제 설탕, 소량의 이스트로 반죽하여 아침 마다 굽는다. 기본적인 재료 외에 귤, 벚꽃 앙금 과 절임 채소 등 위미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더불어 편리하면 서도 세련된 생활 소품을 판매한다. 자매의 센 스가 남달라 외국에서 가지고 온 그릇이나 작 은 패브릭, 인테리어 생활 소품을 구경하는 재 미가 쏠쏠하다.

시스베이글 바로 옆에는 제주를 담아 정성 껏 만든 핸드메이드 소품과 책을 파는 '라바북 스'가 있다. 도시의 대중 서점과 달리 여행하면 서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서점으로, 마을의 작 은 책방이라고 소개하는 편이 어울린다. 라바 북스의 주인은 서울에서 10년 넘게 직장 생활 을 하던 평범한 도시 사람이었다. 몇 번의 제주 도 여행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느낀 후 제주도 정착을 계획하게 되었고, 이웃인 시스베이글의 도움을 받으며 바로 옆에 자리했다.

그는 서울에서 독립출판으로 사진집을 만들 었던 경력을 이어 작업실 겸 서점을 구상했다. 라바북스는 베스트셀러가 즐비한 서점이 아니 다. 간혹 주인의 마음에 드는 인기 신간이 있기 도 하지만, 대부분은 대형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에 가려 찾기 어려웠던 숨은 보석 같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 외에도 감각 있는 중고 서적 이나 제주도를 그린 엽서,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위미리마을 가운데를 걷다 보면 귤밭 사이 에 호젓하게 자리한 '와랑와랑'이라는 작은 카 페를 만날 수 있다. 박공 지붕에 얹은 금속의 고양이와 '와랑와랑'이라는 손글씨는 카페의 트 레이드마크다. 와랑와랑은 신축 건물임에도 주 변의 돌담이나 귤밭과 잘 어우러져 아주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듯하다.

와랑와랑의 주인은 공방도 겸하며 가구나 생활 소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카페의 나무 창 틀이나 의자, 테이블 등에서 주인의 솜씨를 느 낄 수 있다. 와랑와랑은 직접 커피를 볶는 로스 터리 카페로, 흘러나오는 커피 향이 좋아 올레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길 을 따라 빼곡한 동백나무는 이 마을이 동백나 무 군락지임을 알려주며, 카페에서는 위미리의 동백으로 직접 만든 비누와 오일을 판매한다. 최근의 행보를 보면 제주는 더 이상 문화의 변방이 아닌 듯하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제주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육지 것'과는 다른 제주 의 향토 문화 외에도 세련된 문화 공간을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자가 추천하는 포인트 셋!
위미리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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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집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온 서연(한가인)의 집. 세트장을 개조해 현재 카페로 운영 중이다.
· 위치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86
· 문의 064.764.7894

조배머들코지
제주도 전신비한 기암괴석들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 올라서면 한라산과 주변 풍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 위치 제주올레길 5코스 중간 지점 (리치웨이 빌리지 맞은편)

마음빛그리미
내일학교(경북 봉화 중고등과정 대안학교)의 분교 겸 갤러리로, 아이들의 작품이 갤러리를 채우고 있다.
· 위치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106
· 문의 064.764.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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